그냥 코코넛은 살면서 통으로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태국여행을 갔을 때도 파는 분이 직접 까 주는 코코넛 음료는 마신 적이 있어도 제가 직접 까서 먹어본 적은 없죠.



예전에 무한도전에서 정준하씨가 나무에 대고 막 쳐서 코코넛 안에 든 물을 마시는 것을 보고 한번 따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그래서 마트에서 한번 사 와 봤네요. 오늘 포스팅은 코코넛 먹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이게 희멀건 한 게 기본적인 코코넛하고는 약간 모양새가 달라 보이는데요, 영코코넛이라고 합니다. 보통 코코넛 하면 동글동글한 걸 떠올리게 되는데, 이건 뭐랄까 살짝 아래가 평평한 고깔처럼 생겼네요.





코코넛 먹는 방법



위 사진에 나와 있는 것처럼 태국이나 하와이 등지에서 나무 자르는 커다란 칼을 이용해서 위를 커팅하고 주는 걸 많이 보셨을 겁니다. 제가 산 건 바깥의 녹색 맨들맨들한 부분을 미리 깎아 놓은 거라고 보면 됩니다.


 

뭔가 독특한 모양이네요. 무 같기도 하고, 겉면은 아주 단단해 보입니다. 사실 이걸 사 먹기가 꺼려지는 이유가 어떻게 손질해서 먹는지를 모르기 때문이죠.



제가 산 영코코넛에는 옆면에 이렇게 손질해 먹는 방법이 나와 있습니다. 그림만 봐서는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잘 감이 오지는 않는데요, 일단 이대로 따라하면 먹을 수는 있겠습니다.



저는 집에 빵칼이 있어서 이걸로 잘라 봤습니다. 톱날이 있기 때문에 나무 자르기에 좋아 보이더군요. 



이렇게 쓱싹쓱싹 옆 부분을 둥그렇게 머리만 잘라줍니다. 생각보다 겉면이 그렇게 단단하지는 않고, 재질이 습기를 머금은 대패밥 하고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뚜껑을 겉면부터 잘라서 열어준다는 생각으로 자르면 됩니다.



옆으로 뉘어서도 잘라봅니다. 이게 왜 TV 보면 그 쪽 아저씨들이 큰 칼을 들고 여기저기 쳐 내는지 알겠습니다. 작은 칼로는 잘 잘리지가 않습니다. 




위의 먹는 방법 그림에서도 나와 있듯이 커다란 주방용 사각도가 있으면 편하게 할 수 있겠습니다. 2번에 적혀 있는대로 위에서 칼로 막 치기도 했더니 이리저리 파편이 사방으로 튑니다. 



어쨌든 조금씩 자르고 힘을 줘서 팍팍! 쳐 보기도 하면서 뚜껑이 열리는 데까지 몇 초 안 걸렸네요. 힘이 조금 있는 남자분이라면 테두리를 그리고 그 부분을 칼로 탕탕 쳐서 까면 되겠습니다.



저는 좀 소심하게 썰어서인지 작게 구멍이 났네요. 아래쪽에 하얀 게 보이는데 이게 코코넛 속살입니다. 정말 모자쓴 것처럼 다소곳이 앉아있네요.



눌러 보니까 정말 부드럽습니다. 그냥 빨대를 탁 꼽으면 들어갈 것 같아요. 그런데 혹시나 넘칠까 봐 칼집을 내고 빨대를 꽂아주기로 합니다.



이렇게 과일칼로 살짝 십자 모양 칼집을 내 줍니다. 아니나 다를까 칼을 넣자마자 코코넛워터가 막 흘러나오네요. 끝까지 들어차 있나 봅니다.



이렇게 빨대를 팍 꽂습니다. 아... 이때 정말 마시고 싶었습니다. 어떤 맛일지가 궁금했거든요. 물론 시중에서 파는 코코넛워터를 사 먹어본 적이 있지만, 진짜 코코넛에서는 어떤 맛이 날지가 궁금했습니다. 예전에 태국여행 갔을 때 마신 건 너무 밍밍하고 더워서 그런지 시원한 느낌이 없어서 그냥 이온음료 같다는 생각만 들었거든요.



아~ 이것 정말 맛있습니다. 원래 코코넛이 이런 맛이 나는지 모르겠는데, 냉장고에 넣었다가 하루 지나서 그런지 정말정말 시원하고 청량감이 있습니다. 땀 흘리고 먹으면 정말 시원하고 좋을 것 같습니다. 단맛도 적당하네요. 콜라나 사이다의 막 그런 단맛이 아니고 자연의 단맛이 좋습니다.


그런데 요즘 코코넛 오일을 따로 구매해서 먹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코코넛 오일 맛도 한쪽에서 그대로 납니다. 


양은 한 250~300ml 정도 들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냥 시중에 파는 편의점 커피 정도 양인 듯합니다. 몇 번 쪽쪽 빠니까 사라져 버리네요. 더 마시고 싶은데 말이죠.



그래서 2탄이 또 준비되어 있습니다. 안에 속살이 보이시죠? 이걸 와사비 간장에 찍어 먹으면 회랑 비슷한 맛이 난다고 하더군요. 얼마 전에 TV 프로그램에 하와이에 가서 그렇게 먹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진짜 그런지 또 궁금하더군요.



간장을 먼저 준비합니다. 마침 생와사비가 있네요. 일반 간장에 와사비를 풀어서 회 간장을 만듭니다. 아쉽게도 초장을 찍어 먹지는 못했습니다. 너무 마음이 급해서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했네요. 



속살 파는 건 이런 쨈용 숟가락이 좋습니다. 아예 반을 쪼개서 열고 꺼내 먹는 방법도 있겠지만, 귀찮아졌습니다. 뚜껑 딸 때 힘을 써서 그런지... 그래서 그냥 이 숟가락으로 살살 파내기로 합니다.


실제로 손을 구멍 안에 넣어서 속살을 본체에서 분리한다는 기분으로 살짝 밀어주면 잘 벗겨지더군요. 그 공간 안에 숟가락을 넣고 밀면 부드럽게 속살만 분리할 수 있습니다.



거의 다 꺼내고 남은 찌꺼기 같은 부분입니다. 정말 안이 단단한 가구처럼 나무로 되어 있네요.



이렇게 속살을 파 낸 걸 그대로 간장에 찍어 먹으면 됩니다. 과연 무슨 맛이 날까요?



와사비도 살짝 얹어서 이렇게...   



맛은... 



진짜 회 맛이 납니다! 정말이예요. 회를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면 이렇게 한번 드셔 보세요. 회를 안 먹어 봐서 맛을 모르겠다면, 대신할 수 있는 음식입니다.


이게 코코넛 맛이 좀 나고 단 맛도 있는데, 회에서도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단맛 나는 횟감이 있잖아요? 그런 느낌입니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참치회처럼 몇 점 먹으면 느끼해진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코코넛 특유의 오일 때문이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도 이 정도면 회랑 비슷하게 느낌을 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과일이네요. 하나에 2천원 정도였으니까 회(?)까지 먹는다 생각하면 정말 싼 과일입니다.


꼭 한 번 위에 적어 놓은 코코넛 먹는 방법을 참고하셔서 먹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먹고 나니까 저 모양 그대로 쓰레기가 남는 게 단점이긴 하네요. 그래도 신선한 코코넛워터의 청량함을 느껴 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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