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식 키보드는 그 종류가 정말 많아서, 예전에는 딱 체리식 키보드만 있었지만, 지금은 카일축, 오테뮤축, 그리고 그 밖에도 여러 개의 체리 유사축들이 등장해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하고 있죠.
저 역시 키보드 마니아로 여러 가지 키보드를 사용해 보았는데요, 요즘은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저가로도 기계식 키보드가 출시되고 있습니다. 물론 아주 일시적으로 이벤트성 가격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재고가 많이 남아있게 되면 그 가격이 일반 가격이 되어 버리는 경우도 많더군요. 그래서 추천할 만한 저가형 기계식 키보드 고르는 방법을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같은 값이거나 조금 더 주고 살 수만 있다면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해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네요. 실제로 2만 원대 키보드도 훌륭한 마감을 보이고 있는 제품들이 있는데 굳이 멤브레인 키보드를 쓸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죠.
멤브레인 키보드가 좋지 않다는 뜻은 아니지만, 멤브레인은 오래 쓰다 보면 러버돔이 경화되는 현상, 그리고 누름이 일정하지 않고 뻑뻑하게 변하는 현상이 나타나 내구성이 좋지 않다고 봐야 하죠.
하지만, 기계식은 정말 오래도록 사용해도 그 키감이 그리 많이 변하지 않고 찰칵거리는 소리가 계속 타자를 치고 싶게 만듭니다. 그만큼 매력적인 키보드임에 틀림이 없겠네요.
제가 추천해 드리는 저가형은 정말 그 가격에 맞는 마감이 아니라 그보다 더 뛰어난 마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량이 걸리지 않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키보드를 이 가격에 살 수는 없을 겁니다.
1. MKF14 RGB Pretty Viki [카일 적축/갈축] (29,900원 / 2,500원)
제조사는 한성컴퓨터입니다.
아주 프리미엄급은 아니지만, 나오자마자 행사 가격이 이렇습니다.
카일 축인데요, 적축과 갈축이 있으니까 선택하면 되겠습니다.
적축이 좀 더 키압이 낮고 소음이 적은 편이고, 카일 갈축은 약간의 서걱거림이 있습니다.
풀배열이기 때문에 텐키리스를 원하는 분이라면 2번 제품을 선택하세요.
2. 앱코 HACKER K580 블랙/화이트 [오테뮤 청축] (22,500원 / 무료배송)
제조사는 앱코(ABKO)입니다. 오테뮤 축은 청축이 맑은 소리를 내는 편이어서 꽤 쓸만합니다.
저도 얼마 전에 주문해서 받아쓰고 있는데요, 이 가격이면 정말 땡큐죠. 아직 오테뮤 청축을 안 써 보신 분이라면 추천해 드릴만 합니다. 다른 축이 없고, 화이트 상판 부분이 금색이라서 조금 선택이 애매하기는 한데 황금색이라기보다는 아이폰의 금색 정도라서 은은하니 괜찮습니다. 단, 미니 배열에 텐키리스라는 점은 유의하세요.
3. 웨이코스의 THINKWAY TINY MECH White LED [오테뮤 청축] (28,750원 / 2,500원), RAPOO V500 [오테뮤 청축] (29,800원 / 2,500원)
TINY MECH 제품은 원래 저가 바람을 일으켰던 제품으로, 그만큼 인기를 얻지는 못한 듯하지만, 나름 적당한 가격에 오테뮤 축의 경쾌함을 전달하는 모델입니다. 알루미늄 통짜 비키 스타일이 약간 제 마음에는 들지 않는데요, 디자인 선호는 다 제각각이니 마음에 드는 분도 있을 겁니다.
RAPOO 제품 역시 출시된 지는 꽤 된 제품으로, 일반적인 하우징과 특유의 라푸 청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축은 카일축에 가깝다고 하네요. 참고 바랍니다.
이상 저가형으로 분류되는 제품들을 살펴봤습니다. 사실 2만 원대 기계식이라면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가격이죠. 그만큼 이제는 하향 평준화가 되어 좋은 품질의 제품을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손뼉 쳐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가끔씩 리퍼 키보드가 올라오는 한성컴퓨터 홈페이지를 통하면 시중 가격보다 몇 만원 싸게 리퍼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품질은 당연히 보장되지만, 다른 사람이 한 번 만졌다는 게 좀 걸리기는 하죠.
처음 기계식 키보드를 접하는 분이라면 이런 저가형부터 한번 사용해 보고 점점 고가 제품들도 만나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글 올리고 났더니 1번 한성 것은 매진이 되어 버렸네요.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