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라이젠이나 인텔에서 새로운 CPU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어 컴 업글 욕심이 그치질 않네요.
그래도 싼 게 아니니 이것저것 따져 보고 조금이라도 저렴한 부품 알아보느라 눈이 빠질 것 같습니다.
그러다 섀도우라는 서비스를 발견했네요.
처음에는 이게 뭔지 정확히 알지 못해서 그냥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정도로 알았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패스처럼 구독하면 PC나 Xbox 등의 콘솔에서 다양한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서비스 말이죠.
이게 아니더군요.
더 놀랍게도 그냥 고물로 버려야 할 제 노트북에서 GTA 5가 팽팽 돌아갑니다. 어떻게 이 구형 노트북에서 섀도우(SHADOW) 서비스로 GTA5를 실행했는지 궁금하다면 아래 글에서 확인해 보세요.
섀도우(SHADOW)로 구형 노트북에서 GTA5와 디비전2를 플레이해 본 후기
섀도우는 네크워크 서버에 연결된 가상 컴퓨터를 내 컴퓨터 안에 새로 열어서 실행시키는 클라우드 PC 서비스입니다.
맥을 사용하는 분은 맥에서 윈도우 컴을 쓰기 위해 페러럴즈나 부트캠프 같은 일종의 가상화 프로그램을 써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바로 그것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내가 엄청 최신 컴을 구매하려면 큰 돈을 들여야 하는데, 대신에 가상 컴퓨터가 이 기능을 하는 것이죠.
대신에 실행할 게임이나 응용프로그램은 내가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 서비스로는 그런 게임이 바로 실행되는 게 아니고, 게임을 실행시켜 주는 도구를 빌려준다고 보면 됩니다.
처음에 이 개념을 몰라서 그냥 서비스 가입하면 바로 게임 리스트가 나오는 줄 알았네요. 이런 바보.
인증 과정이 조금 복잡하기는 한데, 이메일로 인증을 해서 프로그램을 깔고 계정을 만들면 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은 PC, 스마트폰, 아이패드 같은 곳에 모두 다 설치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죠.
저는 가지고 있는 노트북 두 대에 프로그램을 설치했습니다.
하나는 정말 오래된 구형 노트북인 LG의 XNOTE N550-SE5WK라는 모델이고,
또 하나는 삼성노트북9 Always NT900X5Y-AD2S라는 모델입니다.
LG XNOTE는 무려 2012년쯤에 구매한 것 같은데, 아이비브리지 i5가 들어 있습니다. 요새 어지간한 게임들은 아예 안 돌아갈 것 같아서 돌려볼 생각도 않았죠.
이게 아마 섀도우에서 이 정도는 되어야 그나마 돌아갈 것이다라고 제시하는 최저 사양에 가까울 겁니다.
삼성노트북9은 그나마 최근 제품이라 조금 나은 편이긴 해도 펜티엄 4415U가 달려 있습니다. 게임용은 아니란 얘기죠.
XNOTE에는 GTA5를 설치해서 실행해 봤고,
삼성노트북9에는 GTA5와 디비전2를 설치해서 실행했습니다.
처음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내가 실행 중인 컴퓨터의 윈도우 화면과 똑같은 화면을 만나게 됩니다. 지금 스샷은 제가 게임들을 설치하고 난 다음 모습이라서 아이콘이 좀 보입니다.
바탕화면 안에 또 다른 바탕화면이 있네요.
그냥 2대의 컴퓨터를 컨트롤 한다고 보면 됩니다.
가상 컴의 사양은 아래 스샷과 같습니다. 윈도우10 Home이 OS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제온 E5-2667 v3, 3.2GHz CPU가 장착되었다는데 저는 낯선 제품이네요. 8코어에 16쓰레드 제품입니다.
패스마크의 CPU벤치 결과로는 라이젠 2600과 비슷한 수치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가격 차이가 있는만큼 아마도 서버에 최적화가 잘 되어 있겠죠.
램은 12GB, 그리고 저장용량은 255GB SSD입니다. 저장용량이 요즘 게임 설치하기엔 좀 적다는 생각도 듭니다.
장치 관리자를 보니 NVIDIA의 Quadro RTX 4000이 그래픽카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무려 130만원 정도 하는, 개인이 사용하기에는 정말정말 부담되는 가격의 그래픽카드네요.
아무튼 이런 조합으로 제가 새 컴퓨터를 맞췄다고 보면 됩니다.
처음에 비어 있는 하드디스크에 원하는 게임을 설치했습니다.
인셉션처럼 꿈 속의 꿈으로 들어가 작업하는... 뭐 이런 느낌?
XNOTE에 설치한 GTA5가 돌아가는 모습입니다.
최저사양이니만큼 생각했던 것만큼 엄청나게 쾌적한 움직임은 아닌데, 제가 가진 노트북에서 전혀 안 돌아갈 게 돌아가니 신기하더군요.
그냥 그 상태에서 두 시간 정도를 빠져서 스토리모드를 진행했습니다. 원래 1회차 클리어 한 지 좀 되어서 새로 하니 재미있었습니다.
쥐어짜듯이 옵션 설정을 해야 겨우 돌리던 수준일 텐데, 그럴 필요가 없더군요. 그냥 팡팡 잘 돌아갑니다.
마우스가 제멋대로 팍팍 돌아가는 현상은 윈도우키+Alt+M 키를 동시에 눌러서 섀도우 창에 커서를 고정시켜 주면 됩니다.
처음에는 플레이 못할 수준이었는데 카페 글을 보고 바로 해결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디비전2.
이건 원래 일반 노트북으로는 언감생심이라 항상 작은 방에 있는 본체에서만 했습니다.
지금은 밤에 추워서 아예 끝 방엔 가질 않는데, 그 덕분에 게임 시간도 줄어들더군요.
그랬던 제가,
노트북으로 편하게 디비전2를 했습니다. 상당히 쾌적한 편입니다.
가끔 인터넷 신호가 약하다는 메시지가 떴지만 평상시에도 디비전2는 그 정도의 끊김 증상이 있었기에 별 무리가 없었습니다.
다른 플레이어와 멀티를 진행하는데도 과하게 끊기는 부분이 생각보다는 적었습니다.
노트북9에서는 GTA5 역시 XNOTE보다 훨씬 잘 돌아가더군요.
이게 가상화머신이라고 해도 이걸 돌리는 원래 컴퓨터의 사양을 타기 때문에 적절한 구동 능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CPU나 램에서 더 유리한 노트북9이 섀도우를 돌리기에도 더 나은 환경이었습니다.
두 노트북 모두 기대 이상의 플레이였네요.
특히 광원효과나 그림자 효과 등에서 라이젠 2600에 rx570이 달려 있는 본체 컴보다 표현이 더 잘 되는 것 같았습니다.
보통 게임을 하면 중옵 아니면 그보다 아래로 두고 플레이했었는데, 그 때문에 풀옵일 때의 그래픽효과를 제대로 볼 기회가 없었더군요.
이번에 그 한풀이를 단단히 해 봤습니다.
이래서 풀옵을 위해 고사양 그래픽카드를 쓰는구나... 하는 걸 깨달았습니다. 의외의 지름신 영접이려나요?
다만, 실제로 고사양 컴으로 게임을 하는 분이라면 뭔가 약간씩 직접 컴을 쓸 때보다 이질적인 회선 딜레이나 자잘한 버그 등이 신경 쓰일 겁니다.
그런 정도는 감안하고 플레이 하셔야 해요.
이게 컴뿐만 아니라 모바일 환경에도 적용할 수 있기에 다양한 플랫폼에서 내가 가진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의미가 큰 듯합니다.
게임뿐만 아니라 최신 컴퓨터로 해야 하는 작업, 예를 들어 영상 편집이나 이미지 편집 작업 등을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좋은 CPU와 그래픽카드가 있어야 원활하게 작업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가상화 머신의 도움이 꽤 괜찮게 느껴지겠죠.
저는 무거운 건 못 돌려보고 인터넷 서핑이나 기타 자잘한 작업들을 해 봤는데 생각만큼 빠르게 돌아갔습니다.
현재 섀도우에서 제시하는 이용 금액은 월 19,900원입니다.
저처럼 부품 업그레이드 없이 월 이용금액으로만 최신사양 컴을 사용해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괜찮은 가격입니다.
반면에 게임도 포함되지 않았는데 가상 컴퓨터 서비스로만 2만원 가까운 금액을 받는다고 생각한다면 또 비싸게 느끼는 분도 있을 겁니다.
과연 정액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 미리 경험해 보고 싶다면 아래 링크에서 체험단 신청을 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Shadow 체험단 링크: https://cafe.naver.com/shadowpc/73
아무튼 현재 상황에서 최신 컴퓨터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면 나름 수요가 확실할 수 있는 서비스일 듯합니다. 게이머들은 항상 최신 게임을 풀옵으로 돌리고 싶어하니까 말이죠.
중간중간 딜레이가 발생하거나 일부 게임들이 실행 문제를 겪는다는 다른 사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보면 아직은 좀 더 안정화 작업이 필요해 보이네요.
그래도 10년 전 구형 노트북으로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섀도우 서비스 덕분에 GTA5를 다 돌려봤습니다.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진행한다고 하니 한번 기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