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를 사용하다가 갑자기 키가 안 먹는 부분이 생겼습니다. 그러니까 눌렀는데 반응이 없는 것이죠. 테스터기가 있다면 어디가 고장인지 원인을 찾기가 쉬웠을 텐데 테스터기가 없어서 일일이 확인해 봐야 했네요.

 

체리 저소음적축

일단 스위치는 체리 저소음 적축입니다. 요즘은 취향에 따라서 원하는 스위치를 많이들 사용하시죠. 스위치를 장착하거나 분해하는 것은 이제는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취미생활로 하기 좋은 게 키보드 생활이죠.

 

스위치를 키보드에서 그대로 장착한 상태에서 키 테스터를 해 보니 안 눌리는 게 맞습니다. 이 경우 고장 원인은 몇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체리 스위치 접점부 고장 셀프 수리 방법

 

1. 고장 부분 확인

첫 번째 확인할 것은 다른 스위치를 넣었을 때 작동하는지 여부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잘 작동했습니다. 이러면 기존 스위치만 고장이라는 얘기죠.

 

첫 번째 방법으로 되지 않았을 경우 두 번째 확인할 것은 소켓 고장이거나 기판 고장 여부입니다. 기판보다는 소켓 고장일 확률이 큽니다. 무리해서 스위치를 꼽으려고 하면 핀 부분이 밀어서 소켓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죠. 소켓이 떨어졌다면 납땜을 통해서 다시 고정시키면 됩니다.

 

위의 두 부분만 확인하면 기계식 키보드의 키 입력이 되지 않았을 때 손쉽게 수리할 수 있습니다.  

 

 

2. 체리 스위치 접점부 구조 확인

체리 스위치의 경우는 청축, 갈축, 적축, 흑축 등 다양한 모델이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제품은 체리 저소음적축입니다. 흔히 체리 저적이라고 부르죠. 

 

구조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움직이는 기능은 동일합니다. 체리사의 홈페이지에 가면 각 스위치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영상으로 표현해 놓고 있는데요, 그중에 체리 저소음 적축 페이지에 있는 영상 사진입니다.

 

 

체리 저적 작동 구조 01
출처: 체리(cherry) 홈페이지

이 사진을 보면 슬라이더 부분이 위로 올라가 있을 때는 접점부끼리 닿지 않게 고정되어 있다가, 내려올 때 금속 접점부가 서로 닿도록 만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체리 저적 작동 구조 02
출처: 체리(cherry) 홈페이지

이 접점부에 문제가 있다면 신호가 전달되지 않을 겁니다. 기판에 문제가 있어도 전달되지 않을 수 있지만, 우선은 스위치에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먼저 스위치 분해를 해 보기로 했습니다.

 

 

3. 체리스위치 접점부 수리

 

키보드 스위치 오프너

스위치를 분해하려면 그냥 칼이나 핀셋 같은 걸로 고정된 걸고리 부분을 열어줘도 되지만, 위 스샷의 스위치 오프너를 사용하면 무척 편리합니다. 모양은 다양한 편이고, 제가 구매한 건 체리뿐만 아니라 다른 스위치도 열 수 있게 뚜껑과 하판의 돌기가 다르게 되어 있는 제품입니다. 

 

 

한쪽은 체리 스위치를, 다른 쪽은 체리 외의 제품을 여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체리스위치 금속접점부

열어 보면 상부 하우징과 슬라이더, 스프링이 있고 그걸 걷어내면 아래쪽 금속 접점부를 볼 수 있습니다. 이건 2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건드릴 부분은 위쪽으로 툭 튀어나와 있는 부분입니다.

 

 

체리스위치 금속접점부

여기를 살살 좌우로 흔들면서 위로 올리면 쏙 빠지는데요, 아래쪽에 나와 있는 금속 핀 부분이 같이 붙어 있는 형태이므로 나중에 끼울 때는 작은 구멍에 잘 맞게 끼워줘야 합니다.

 

가까이서 확인하면 아주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으므로 글로 보는 것보다 쉽게 알 수 있을 겁니다.  

 

 

체리스위치 금속접점부

접점부가 빠지면 가운데 부분을 핀셋 등으로 간격을 벌려서 슬라이더가 내려올 때 접점에 잘 붙을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벌어진 체리스위치 금속접점부

이렇게 말이죠. 간격이 더 벌어진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너무 과하게 벌리면 스위치를 눌렀을 때의 느낌을 해칠 수 있으므로 적당히 벌려주도록 합니다. 이렇게 한 다음 금속판을 원래 위치에 끼워 보면 슬라이더가 내려올 때 훨씬 탄력 있게 접점이 붙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추가로 두 금속판이 붙는 부분을 치간칫솔 같은 걸로 깨끗하게 긁어서 접점 부분에 붙은 먼지나 이물질 같은 걸 제거해 줍니다. 

 

체리스위치 결합

이제 다시 처음처럼 스위치를 결합한 다음 기판 부분에 끼워줍니다. 제가 사용 중인 키보드는 핀을 넣는 소켓 부분의 홀이 너무 타이트해서 금속핀 부분이 찌그러지는 경우가 많이 생기더군요. 아주 조심해서 살살 밀어 넣어줬습니다. 이건 핫스왑 방식 키보드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키보드 키 입력 테스트

이제 키보드 테스터를 사용해서 다시 확인해 줍니다. 저는 구글에서 keyboard test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페이지를 활용했습니다. 먹히지 않던 L키가 정상으로 작동합니다.

 

여유분 체리저적 스위치가 없어서 다른 걸 끼워주려고 했었는데 다행히 잘 수리가 되었습니다. 수리라고 하기에도 부끄러운, 아주 간단한 방법이었습니다.

 

혹시 위 경우처럼 기계식 키보드의 키 입력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을 때는 본문에 적은 체리 스위치 접점부 수리하는 방법을 참고하셔서 셀프 수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