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차량 선택을 할 때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가격이나 성능, 그리고 AS 등등 한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차량의 선택 폭은 상당히 넓은 편이어서, 오히려 가격보다는 선택을 어떤 모델로 할지에 더 많은 시간이 들었던 것 같네요.



결국 제 선택을 받은 건 벤츠의 c200 av, 아방가르드 모델이었습니다. 모델명 뒤에 붙은 av가 Avantgarde를 뜻하는 것이더군요. 그동안 국산차만 타다가 수입차는 처음 구매입니다.


사실 국산 차량 중에서는 선뜻 고를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엔진 문제로 말이 많은 H브랜드, 철수할지도 모르는 C브랜드, 그리고 삼성과의 관계가 끝이 나고 예전 같지 않은 R브랜드 등 AS 부분을 고려하더라도 돈 주고 바꾸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네요.


그래서 수입차로 눈을 돌렸고 BMW와 비교하다가 Benz로 갔습니다. 그때는 530i와 정말 비교를 많이 했었는데, 지금은 BMW로 안 간 걸 다행으로 여기게 된 상황이네요.


차 바꾼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8개월이 지났습니다. 차량에 대해서 한 번도 글로 남긴 적이 없어서 아주 간단히, 벤츠 c200 av 8개월 주행 후기를 적어봅니다. 현재 주행 킬로수는 2천 조금 넘겼네요.





벤츠 c200 av 구매 및 주행 후기



* 생각나는 대로 쓴 글이므로 중구난방인 점 양해 바랍니다 ^^;





처음 딜러를 선택할 때는 매장 방문도 해 보고, 인터넷으로도 알아보고 다방면으로 비교를 했습니다. 딜러사에 따라서, 또 개인 딜러에 따라서 가격이 천차만별이더군요.


할인이 많이 되는 시기였기는 했어도 이렇게 고무줄처럼 가격이 다르면 어떤 영업사원을 믿고 차값을 지불해야 하는지 고개가 갸우뚱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동호회 카페에서 우연히 좋은 가격을 제시하는 딜러분을 만나게 되었고 탁송으로 구매했습니다. 모델명은 c200 av, W205로도 불리며, Polar White 컬러에 18인치 업그레이드 휠이 장착된 모델입니다.


차량은 이미 매장에서 한번 보고 난 후라 어떤지를 알았지만, 시승은 해 보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안일하게 구매를 했던 것 같기는 합니다. 


차량은 약 1개월 정도 기다렸다가 받았습니다. 물량이 제가 주문할 때는 좀 모자랐나 봅니다. 



단점을 먼저 적어 봅니다.


차량은 아주 심플하고 컴팩트하게 생겼습니다.


진짜 매장에서 볼 때는 별로 안 작아보였고, 운전석에 앉았을 때도 작지 않았는데, 집에 온 차량을 보니 너무 작아 보이더군요.





현재 가장 불만인 점은 이처럼 차량이 작다는 것입니다. 이건 앞에 타던 차량이 국산 중형차여서일 수도 있습니다. 보통 동호회에서는 아반떼와 소나타 사이 크기 정도로 말하더군요.


차량이 작아서인지, 좌우 A필러와 작은 유리창이 좌회전이나 우회전 할 때 시야를 많이 가리는 편입니다. 그리고 전면 유리도 좀 더 비스듬하게 내려와서 운전석에 앉았을 때 답답하다는 느낌이 많습니다.





트렁크는 2리터 6개들이 생수가 10개 정도 들어간다고 보면 됩니다. 생각보다 큰데 또 넣어 보면 생각보다 작습니다 (?)


두 번째로 불편한 점은 기어가 핸들 오른쪽에 붙어 있어서 이게 익숙해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편리하다는 분도 있던데, 제가 사용해 본 바로는 오히려 원래 방식이 더 편합니다. 가끔 후진하는데 스틱 찾는 손을 발견하곤 합니다. 지금은 시간이 지나서 그러려니 하지만, 처음에는 이 방식이 너무나 불편하더군요. 기어 스틱이 핸들에 달려 있어서 가까워 편리하다는 분은 빨리 적응해서 그럴 겁니다.




세 번째는 저단 기어일 때 울컥 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이게 7단 변속기에서 주로 그랬다고 9단으로 바뀐거라는데, 9단도 별 다르지 않습니다.


C나 E 드라이브 모드일 때 속력은 10~20인데 울컥 하는 느낌 때문에 차량이 앞으로 툭 튀어 나갈 것 같은 때가 더러 있습니다. 뭐 이것 역시 익숙해지면 적절히 컨트롤할 수 있지만, 처음에는 이상하다 생각되더군요.


벤츠 카페 들어가 보면 저 같은 증상에 대해서 얘기하는 분이 많습니다. 차량 종특인 셈이죠. 여기에 엔진 소음도 꽤 있습니다. 처음엔 디젤 차인 줄 착각할 정도였는데, 그냥 터보 엔진이라는 얘기에 그런가 보다 하고 있습니다. 안에서는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아서 큰 단점은 아닙니다. 창문 열면 처음 시동 걸 때 갤갤갤갤 하는 느낌으로 소리가 납니다.





네 번째는 승차감. 타이어는 런플랫인데요, 제 차량에는 피렐리의 245/40R18 97Y Cinturato P7 모델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투어링 타입 여름용 타이어지만, 사계절 타이어로 사용해도 그냥저냥 괜찮다고 합니다. 


근데 이게 런플랫 자체가 승차감이 엄청 딱딱한 편입니다. 국산 중형 타다가 타 보면 방지턱 넘을 때 그냥 엉덩이 작살입니다. 서스도 상당히 하드한 편이고 타이어 탓도 큰 듯합니다. 타이어를 금호 마제스티 같은 걸로 바꿀까 생각도 했는데, 괜히 돈지랄일 듯 해서 그냥 타는 중입니다. 


아마 타이어 바꾸기 전에 차부터 먼저 바꾸지 않을까 싶네요. 벤츠의 부드러운 실키 드라이빙, 이런 거 생각하는 분이라면 일단 E클래스 이상급으로 시승부터 하고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부드러운 승차감과는 거리가 먼 C클래스 기본 런플랫 타이어로는 딱딱한 승차감의 해결책이 없다고 보면 됩니다.  


장거리 고속주행시에도 아스팔트 느낌이 많이 전달되어 국산 중형 탈 때보다 피곤했습니다. 이 때문에 장거리 여행용으로는 조금 별로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캠핑도 좋아하는 편인데, 트렁크 크기도 작고 해서 당분간 캠핑은 강제 자제해야 할 듯합니다.    


장거리 피로감은 착좌감도 영향이 있는데요, 시트가 인조가죽이어서 가죽보다 포근한 맛이 떨어집니다. 시트 자체가 좀 작은 편이기도 하구요. 저는 몸집이 그렇게 큰 편이 아니어서 큰 불만이라고 보기는 그렇지만, 저보다 큰 180, 이 정도 되는 분은 분명 시트가 많이 좁다고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 다섯번째 불만은 와이퍼.


이건 처음부터 삑삑거렸습니다. 아니, 아무리 와이퍼 장력을 세게 해서 그렇다고 해도 그렇지, 벤츠 브랜드에 비해서는 너무 싸구려 감성처럼 삑삑거리니, 비만 오면 신경쓰입니다.


AS센터에 들어가서 유막 제거를 하면 잠깐 좋아진다고 하는데, 결국 또 그렇게 소리가 난다고 해서 아직 센터에 입고해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비 오면 수동으로 와이퍼 살짝 살짝 한 번씩만 돌려주고 있습니다. 비 올 때만 소리 참으면 되니 그러려니 하는거죠.





뭐 불만 사항은 이 정도네요. 2열 좁은 거 이런 거는 잘 알려진 사실이고 해서 적지 않았습니다. 뒷자리에 사람 탈 일도 별로 없어서 저는 불편한 점이 아니더군요. 내비도 다들 불편하다지만 처음부터 휴대폰 T맵 쓰고 있어서 실제 차에 있는 내비 써서 연결해 본 건 서너 번도 안 될 겁니다. 





이제는 장점입니다.


그냥 차량이 이쁩니다. 디자인적으로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되죠. 차가 작은데, 그만큼 탄탄한 디자인으로 작은 차의 이미지를 잘 살려내고 있습니다.





본넷에 있는 삼각별, 앞 범퍼에 크게 박혀 있는 벤츠 엠블럼만 봐도 기분이 저절로 좋아집니다. 이래서 벤츠를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여기에 2018년 9월 이후 생산분부터는 휠이 18인치 5-트윈 스포크로 달려 있습니다. 저는 이게 마차휠보다 더 이쁜 것 같습니다. 휠하우스가 꽉 찬 느낌이 들고 그만큼 차가 단단해 보이죠.


대신에 가격도 그만큼 더 올려서 받더군요. 계약할 때 일주일 정도 차이로 기본 AV 휠 단 싼 차량을 놓치고 어쩔 수 없이 18인치로 받은 기억이 납니다. 18인치 올라가면 그만큼 연비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연비는 에어컨 안 켤 때 리터당 시내 8~9킬로, 장거리는 15~16킬로 정도 나옵니다. 지금 시내주행만 주로 해서 그런지 평균은 10킬로밖에 안 되네요. 연비주행 잘 하는 분들은 장거리 20킬로 넘기는 분도 있던데 저는 발컨이 잘 안 되나 봅니다. 





그리고 실내 디자인이 갑 오브 갑입니다. C클래스 위에 E나 S도 고급스럽지만, 어떤 리뷰에서 봤던 것처럼 C클래스는 저렴한 내장재로도 이런 고급진 느낌을 냈기 때문에 역시 벤츠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진짜 안이 예뻐서 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실내 디자인은 100점 만점에 120점 주고 싶습니다.


BMW 520d는 직접 시승도 해 봤지만, 그냥 쓱 훑어 보면 비슷하네 할 수 있어도, 버튼 하나 하나, 송풍구, 트림 재질 이런 걸 둘러 보면 정말 차이나 보입니다. BMW를 선택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도 엔진 소음 다음으로 이 실내 디자인이나 재질이 벤츠보다 저렴해 보여서였습니다.


아마 둘을 비교해 보지 않았으면 몰랐을 수도 있지만, 둘을 다 보고 나니 당연히 벤츠를 선택하게 되더군요. 물론 이 부분은 개인 차가 있으니 참고만 해 주세요.


주행 질감은 만족하는 편입니다. 아까 단점에서 지적했던 저속에서의 변속 울컥임만 조금 덜 신경 쓰면 저속이나 고속 주행 모두 괜찮은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습니다. 시내나 고속도로 주행에서 딱딱 돌리는대로 돌아주고 브레이크도 만족스럽습니다. 





바닥을 잘 잡고 달려서 달리기 성능은 좋다고 봅니다. 코너링 할 때 국산 중형으로는 80km 넘으면 출렁임이나 뒤쪽 털림 때문에 바로 브레이크를 잡으면서 빠져나가야 하지만, 이건 그냥 80 이상에서도 쭉 쏠림없이 잘 나갈 수 있더군요.


단점에 장거리 피로감이 있다고 했는데, 피로감은 피로감이고 그것과는 좀 다른 의미로, 원하는 대로 핸들링은 잘 됩니다. 





특히 저는 국산 중형이 좀 굼뜬 느낌이 들었는데, C200 AV로 바꾸면서 아주 즐겁게 타고 있습니다. 밟으면 쭉쭉 나가 줍니다. BMW의 M시리즈나 벤츠의 AMG 같은 건 도대체 어떤 느낌일지 상상이 안 가네요. 아재 운전 하는 저 같은 사람은 이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단, 처음 탈 때는 후륜의 뒤에서 밀어준다는 느낌을 바로 알 수 있었는데, 지금은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그 감흥은 없어졌네요. ^^; 



보통 벤츠는 감성으로 탄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만큼 어떻게 보면 여성적인 부드러움도 담고 있는 차량이죠. 8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AS 받을 일은 없어서 만족하며 타고 있습니다.


앞서 얘기했던 단점들도 장점이 더 크게 와 닿기에 다 무시하고 타는 중입니다.





다만, 차량이 생각보다 작다는 점은 교체 주기를 더 앞당길 듯합니다. 예전에 sm3를 타다가 sm5를 탔었는데, 그때를 비교해 본다면 딱 준중형과 중형의 차이가 C클래스에서도 그대로 느껴집니다. 


중형의 편안함을 기대하기에는 부족함이 많고, 국산 준중형이나 소형보다는 나아 보이네요. 그래도 다음 차량 역시 벤츠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매력적인 브랜드라고 할 수 있겠죠.




참고로 c200 기본 모델과 av 중 어떤 걸 살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저도 처음에 그랬다가 매장에서 c200 기본형 출고 차량 타 보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AV 선택했습니다.





가격 차이 이상으로 옵션이나 디자인 부분에서 AV가 월등한 면이 있으니 가격 부담을 감수할 정도라면 꼭 AV로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나중에 빠진 옵션 사제로 장착하면 그만큼 또 비용 들고 만족감도 덜합니다.


혹 C200 구매 예정인 분들 계시면 참고하시라고 썼습니다. 이상 벤츠 c200 av 2,000km 주행 후기 간단히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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